입으로 뭐든 빠는 2세, 어떻게 도와줄까?
“양치컵을 입에 물고 놓질 않아요.”
“팬티를 빠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옷이나 인형도 자꾸 입에 넣어요.”
2세 전후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행동을 종종 보게 됩니다. 부모 입장에선 불안하고, 위생 걱정이 앞서죠. “안 돼!”, “그만해!” 하고 말하게 되지만, 사실 이건 아이의 발달 과정 속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1. 입으로 빠는 행동, 이유가 있어요
2세는 여전히 입으로 세상을 탐색하는 시기(구강기)에 있습니다. 아이에게 입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기관이 아니라, ‘느끼고 배우는 감각 센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장난감, 옷, 수건, 컵 등 어떤 물건이든 입에 넣어보며 “이건 어떤 느낌일까?”, “차가워? 부드러워?” 하며 세상을 배우는 중이지요.
또한 이 시기의 아이는 불안하거나 낯설 때 입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젖을 빠는 경험이 남아 있어서, 입으로 무언가를 빠는 행동이 마음의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 이 행동은 ‘나쁜 습관’이 아니라 감각 발달과 정서 조절의 표현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2. “그만해!”만 반복하면 안 되는 이유
물론 위생적으로 불안하니 멈추게 하고 싶은 게 부모 마음입니다. 하지만 “그만!”이라는 말만 반복되면 아이에게는 “내 행동이 나쁘구나”라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감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정이 필요한데 그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 손톱을 물어뜯거나,
- 옷을 더 세게 물거나,
- 입에 넣는 행동이 더 잦아질 수
도 있습니다.
아이를 단순히 제지하기보다는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3. 부모가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와주기
① 깨끗하고 안전한 대체물 제공
아이의 ‘입으로 감각을 느끼려는 욕구’를 막지 말고, 대신 안전하게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물건을 주세요.
- 실리콘 치발기, 빨대 컵
- 부드러운 감각 블록
- 풍선 불기, 빨대 불기 놀이
“이건 깨끗해서 입에 넣어도 괜찮아”처럼 간단한 문장으로 안내하면 아이는 빠르게 받아들입니다.
② 감각 욕구를 다른 활동으로 전환하기
입 대신 손, 몸으로 감각을 경험하게 해 주세요.
- 물놀이, 점토놀이, 모래놀이
- 천 조각 만지기, 질감책 탐색
- 차갑고 따뜻한 물건 만져보기
이런 활동들은 입 중심의 감각을 분산시켜 주고, 감각 통합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③ 위생 개념은 짧고 구체적으로
2세 아이에게 “그건 더러워”라고만 하면 아직 추상적입니다. 대신 아래처럼 짧고 구체적인 말 + 행동 시범을 함께 보여 주세요.
- “이건 변기 옆이라 깨끗하지 않아.”
- “컵은 물 마시는 데만 쓰는 거야.”
아이들은 말보다 보는 걸 더 잘 배우기 때문에, 부모가 직접 보여주는 모델링이 가장 좋은 교육입니다.
④ 안정감 주는 루틴 만들기
입으로 빠는 행동은 종종 ‘불안함’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일정한 하루 루틴, 눈 맞춤, 스킨십, 포근한 목소리로 아이가 예측 가능한 하루를 보내면 그만큼 입으로 진정하려는 행동은 줄어듭니다.
아이의 마음이 편안할 때, 입 중심 행동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4. 부모가 기억해야 할 한 가지
이 행동은 교정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기다림의 과정입니다. 발달적으로 충분히 지나가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아이를 탓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행동이
- 너무 자주 반복되거나,
- 물건을 세게 물고 상처를 내거나,
- 구강 자극 외에 다른 감각에도 예민한 경우
에는 전문가와 상의해 감각 통합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마무리
입으로 무언가를 빠는 2세, 그 행동 속에는 배움과 위로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 마!”라는 말보다 “그건 이렇게 하면 더 좋아.”라는 따뜻한 안내가 아이를 더 건강하게 성장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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